2002년 이후 20년 넘게 뜨거운 논란으로 남아있는 '스티브 유(유승준) 입국 금지' 사태를 자세히 파헤쳐 보려 합니다. 그의 병역 기피 논란부터 최근의 법적 공방까지, 복잡했던 사건의 흐름을 한눈에 정리해 드릴게요.
사건의 시작: 숭고한 약속과 충격적인 국적 포기
유승준, 아니 스티브 유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 그의 이야기는 1990년대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가위', '나나나' 등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그는 방송에서 수차례 "군대에 가겠다", "해병대에 자원입대하겠다"라고 약속하며 '바른 청년' 이미지를 쌓았습니다. 심지어 국방부 홍보대사 제의까지 있었다는 소문이 돌 정도였죠.
- 1997년 데뷔 후 톱스타 등극: '가위', '나나나' 등 히트곡으로 500만 장 이상 앨범 판매 기록.
- 군 입대 의사 공언: 잦은 방송 출연에서 군 입대 약속 강조, 해병대 자원입대 언급까지.
- 2001년 8월 7일, 4급 판정: 징병 신체검사에서 사회복무요원 대상인 4급 판정을 받았습니다.
- 2001년 말, 미국 출국: 군 입대 전 일본 고별 공연까지 마친 뒤, "가족 인사"를 이유로 병무청의 국외여행 허가를 받아 미국으로 출국합니다.
- 2002년 1월 21일, 미국 시민권 취득: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집니다. 유승준이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는 사실이 밝혀졌죠. 그는 아버지의 강권 때문이었다고 주장하며, 공익근무를 '정상적인 군 생활'로 보지 않아 세계 무대에서 국가에 보답하고 싶었다고 해명했습니다.
- 2002년 2월 2일, 입국 금지: 한국으로 돌아오려던 스티브 유는 인천국제공항에서 법무부의 입국 금지 조치에 직면합니다. 병무청의 요청에 따라 법무부가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칠 우려'를 이유로 입국을 불허한 것입니다. 그는 병역기피의 대명사로 낙인찍히며 대중의 강한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병무청의 강경한 입장: "스티브 유는 미국 사람"
모종화 전 병무청장의 2020년 국정감사 발언은 병무청의 입장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저는 우선 유승준이라는 용어를 쓰고 싶지 않습니다. 스티브 유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왜 그러냐면 스티브 유는 한국 사람이 아니고 미국 사람입니다. 2002년도에 병역의무를 부여했음에도 불구하고 국외여행 허가를받고, 해외에나가서 일주일 만에 미국 시민권을 획득을 해서 병역을 면탈한 사람입니다. 입국은 금지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스티브 유가 "숭고한 병역 의무를 스스로 이탈했고, 국민에게 공정하게 병역 의무를 이행한다고 누차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거부했다"고 강조하며, "입국해서 연예계 활동을 한다면 이 순간에도 병역의무를 하는 장병들이 얼마나 상실감이 크겠느냐"라고 지적했습니다.
병무청이 주장하는 4가지 문제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신체검사 및 입영통지까지 받고 도망친 유일한 사람.
- 5급 면제자가 아닌, 허리디스크 수술 후 4급 판정자. (즉, 군 복무 대상자였음)
- 해외 출국 시 병무청과 '단순 해외공연 목적'임을 약속.
- 병역 기피자 처벌 대상이지만, 외국 국적자이므로 국내 처벌 불가.
'스티브 유 방지법'과 연이은 법적 공방
스티브 유 사건은 사회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고, 이는 법과 제도의 변화로 이어졌습니다.
- 2004년 병역법 개정: 영주권자 입영희망원 제도 도입 등 해외 거주 병역 의무자 관련 제도 정비.
- 2005년 '홍준표법'(국적법 개정): 병역 의무를 지닌 남성이 외국 국적을 취득하여 한국 국적을 포기할 경우, 반드시 병역 의무를 마쳤거나 면제 처분을 받은 경우에만 국적 이탈을 허용하도록 강화되었습니다. 이는 '스티브 유 방지법'으로 불리며 병역 기피를 통한 국적 포기를 원천적으로 막는 역할을 합니다.
- 2015년 심경 고백과 욕설 논란: 스티브 유는 인터넷 생중계로 눈물의 심경 고백을 했지만, 방송 종료후 마이크가 꺼지지 않아 욕설이 생중계되며 여론은 더욱 싸늘해졌습니다.
- 비자 발급 거부 소송 시작: 같은 해, 스티브 유는 주LA총영사관에 재외동포 비자(F-4)를 신청했지만 거부당하자, 비자 발급 거부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합니다. F-4 비자는 국내 거소 신고증 발급, 자유로운 출입국, 취업, 금융, 의료, 부동산 거래 등 경제활동의 자유를 보장하는 비자로, 그가 한국에서 경제활동을 하고 싶어 한다는 의혹을 낳았습니다.
- 대법원 파기환송 및 최종 승소 (2019년, 2023년): 놀랍게도 대법원은 두 차례에 걸쳐 주LA총영사관의 비자 발급 거부가 '절차적 위법'하다며 스티브 유의 손을 들어줍니다. 이는 입국 자체를 허용한다는 것이 아니라, 비자 발급 거부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취지의 판결입니다.
- 2020년 유튜브 해명 논란: 스티브 유는 유튜브를 통해 "약속은 팬들에게 한 것"이라는 등 논란성 발언을 하고, 당시의 무관한 사회 이슈를 언급하며 오히려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았습니다.
- 현재 진행형 소송: 대법원의 입국 금지 처분의 위법성을 인정 최종 승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법무부는 여전히 그의 입국을 불허하고 있으며, 스티브 유는 현재 법무부를 상대로 입국 금지 처분 무효 소송을 진행 중입니다.
20년 넘게 이어지는 논란, 왜 끝나지 않는가?
스티브 유 사건은 단순히 한 개인의 병역 기피 문제를 넘어, 국민의 병역 의무에 대한 인식, 국가의 공정성, 그리고 외국 국적 취득자에 대한 사회적 시선 등 복합적인 쟁점들을 담고 있습니다.
- 국민적 상실감: 병무청장의 발언처럼, 신성한 병역 의무를 수행하는 장병들에게 스티브 유의 입국은 큰 상실감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큽니다.
- 여론의 강경함: 20년이 넘는 시간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여전히 스티브 유의 입국에 대해 매우 부정적입니다. 그의 거듭된 해명 시도에도 불구하고 진정성이 없다는 비판이 많습니다.
스티브 유의 한국 입국 문제는 앞으로도 한동안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